WoW 문 가드 서버에 '디버프 전염' 사태 발생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미국 문 가드(Moon Guard) 서버에서 던전 밖으로 유출된 디버프가 플레이어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색적인 소동이 벌어졌다. 외신 PC Gamer에 따르면, 지난주 말 스톰윈드와 골드샤이어 등 주요 거점 지역에 정체불명의 광역 공격과 초록색 점액질이 퍼지며 다수의 캐릭터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소동의 원인은 '용군단' 확장팩의 던전인 '브래큰하이드 공동묘지'에서 등장하는 '위더링 컨테이전(Withering Contagion)' 디버프로 밝혀졌다. 이 디버프는 감염자 주변 5미터 이내의 플레이어에게 지속 피해를 입히며 전염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시간여행 이벤트로 인해 해당 던전의 콘텐츠가 활발히 소비되면서, 의도치 않게 던전 밖으로 디버프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샤이어 여관을 비롯한 주요 소셜 허브는 순식간에 점액질로 뒤덮였으며, 스톰윈드의 대성당 광장까지 감염이 확산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플레이어들이 의도적으로 디버프를 퍼뜨리는 행위가 더해지면서 전염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이번 사건은 지난 2005년 발생했던 '오염된 피(Corrupted Blood)'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하카르로부터 시작된 전염병은 게임 내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으며, 이후 실제 전염병 연구자들에게 인간의 행동 양식과 방역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용되기도 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에릭 로프그렌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사태가 얼마나 예측 불가능하게 흐를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 바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즉각적인 핫픽스를 통해 해당 버그를 수정하며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현대 MMORPG의 빠른 대응 체계 덕분에 전염병이 확산될 기회는 차단되었으나, 일각에서는 오늘날의 시즌제 구조에서 보기 드문 돌발적인 샌드박스형 이벤트가 빠르게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